질문/답변을 잘하여 좋은 점수를 가지게 되면 개인의 이력에 스택오버플로 활동 이력이 추가됩니다. 혹시 국외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이력 쌓기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택오버플로에서는 자체적으로 이력서 관리 시스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GitHub의 프로젝트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약 6년쯤 전에 썼던 스택오버플로 활용하기라는 블로그 글에서 썼던 내용이다. 지금은 이력서 관리 뿐 아니라 구인구직 시스템까지 잘 개발되어 있어 회사를 검색하고 지원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스택오버플로는 베를린에 오기까지 구직활동 중 가장 많이 활용한 사이트이다.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지원하려는 회사가 비자나 리로케이션 지원을 해주는지 등의 정보를 이용해 검색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일반적으로 리로케이션 지원은 이사비용, 비행기 값 그리고 정착에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들을 포함한다).
이력서 양식도 스택오버플로의 툴을 이용해 만들었고, 지원도 스택오버플로를 통해 하였다. 무엇보다 스택오버플로 활동 이력이 서류통과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6년간 나의 스택오버플로 활동 방법은 조금 바뀌었다.
초기에는 자바스크립트에 열을 올리고 있던 때라 자바스크립트 질문이 올라오면 빠르게 답을 다는 식이었다. 자바스크립트와 관련된 문제들은 대부분 문제를 상황과 격리하기 쉬웠기 때문에 답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다(지금은 리액트나 앵귤러 같은 프레임워크 사용이 일반화되어 그때보다는 까다로운 문제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답을 적고 채택이 되면 점수나 배지를 얻는 시스템이 매력적이어서 열심히 활동을 했는데, 문제는 나와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답변하기 좋은 질문이 올라오면 답변을 다는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요령있는 사람들은 짧게 답을 달고 조금씩 답을 개선해나가는 방향으로 빠르게 선점하기도 한다. 한 때는 이런 스피드 게임도 나름 재미있다고 생각했으나 어느 순간부터는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을 돕고 그 과정에 지식을 얻는 것이 목표였는데 점수를 쌓는데 혈안이 된 나를 발견한 것이다. 마치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는 재미로 했지만 나중에는 점수를 쌓고 레벨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되어 기계적으로 하게되는 것 처럼 말이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달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개발 중 검색을 했는데 좋은 답변이 없으면 내가 찾아낸 답을 적는 식으로 활동한다. 예를 들어 개발 중 미스터리한 스프링 순환 참조 오류를 만난적이 있는데 내 상황에 딱 맞는 질문은 있는데 답은 일반적인 것들 뿐이어서 결국 고민 끝에 알아낸 것을 답변으로 공유하였다.
혹은 적당한 답이 있지만 추가적인 정보를 주고 싶어 답을 작성할 때도 있다. 레디스(Redis)에서 두 개 이상의 명령어를 커맨드라인에서 실행하고 싶을 때 파일을 만들어 실행할 수 있다는 답변이 있어서, 파일없이 할 수 있는 약간의 Bash 지식을 이용한 답변을 달았더니 어이없게도 여태까지 쓴 답변 중 가장 인기있는 답변이 되었다. 음악이든 영화든 스택오버플로 답변이든 인기가 퀄리티와 비례하진 않는다.
스택오버플로 이력을 쌓고 싶다면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새롭게 작성하는 글이 얼마 되지 않는데 점수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1,000점 대에 질문을 찾아다니며 답변다는 것은 멈췄었는데, 예전에 써놓은 글들이 뿌려놓은 씨처럼 쑥쑥 자라 이제는 8,000점이 넘게 되었고 활동을 거의 안하고 있는데도 기여도 상위 4%가 유지되고 있다. 물론 단순히 점수가 높은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엄격한 규칙 때문에 발생하는 폐쇄성에 대한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 규칙 덕분에 개발자들은 지식인들이 만들어 놓은 수 십 개의 어설픈 질답들을 일일이 클릭해봐야하는 대신 한 두 번의 간단한 검색만으로 수준 높은 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그런 의미에서 스택오버플로는 현재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웹사이트 중 하나이다.
약 7년 전쯤 전 개발자로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어디에 물어봐야할지 몰라 고민하던 중 메모이제이션과 다이나믹프로그래밍의 차이에 대한 첫 질문을 올리게 되었다. 한 줄짜리 질문이 지속적인 인기를 얻어 지금은 추천 150개 이상을 받은 질문이 되었다. 아직 초급 개발자라, 혹은 영어에 자신이 없어 답변을 적을 역량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진다면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