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넷플릭스가 있기까지 큰 역할을 한 켈리 베넷이 2019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자리에서 사임하였다.
이후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포티파이, 잘란도(Zalando) 등 여러 회사의 고문(Advisor)으로 활동하고 있다. 잘란도에서 켈리 베넷과 대담형식의 Fireside Chat 자리를 마련하였고 그곳에 참여할 수 있었다. 대담은 2019년 겨울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2019년 넷플릭스는 호황을 누릴 때였다. 사람들은 이 질문을 할 때 고개를 한쪽으로 약간 기울이며 무슨 일이 있냐는 듯이 물어본다고 한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넷플릭스에서 일하며 많은 성공을 이루었고 아직 젊고 (당시 46세) 앞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많은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니 충분히 이해할만한 질문이다.
베넷: 내가 90세가 되어 임종을 앞두고 있을 때 만약 누가 내 아이들과 1년 더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하면 나는 무엇을 포기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을 때 대답은 '모든 것'이었다. 두 아이가 지금 한창 크고 있고 아이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싶었다.
"마케팅이 잘 동작하고 있다는 데이터를 보여봐라!"라는 공격적인 질문을 전사회의(All Hands) 중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그는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을 그냥 대답했다고 한다. "당신이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봐라."
베넷: 마케팅의 기여도(attribution)을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다. 한 나라에서 마케팅을 6개월 간 하지 않아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1년지 지나면 지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베넷은 마케팅을 은행에 저축하는 것에 비유해 브랜드 뱅크(Brand bank)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설명하였다.
베넷: 브랜드 뱅크에 미리 저축을 많이 해놓아야한다. 어떤 회사든 위기를 맞게 되어 있고 이때 브랜드 뱅크에 충분한 저축이 없으면 문제가 생긴다. 페이스북은 그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아무도 그들의 편에 서는 사람이 없었다. 다른 예로 넷플릭스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한 디즈니는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브랜드뱅크의 예치금을 잃고 있다.
베넷: 넷플릭스의 기업문화 슬라이드는 최고의 마케팅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1600만 뷰를 달성하였고 쉐릴센드버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가장 영향력있는 문서라고 이야기하였다. 직접 넷플릭스에 가보니 실제로 그 문화에 맞게 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계속 변화하고 있었다.
기업 문화는 변화한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문화가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일 수록 빠르게 변화한다. 지금은 공식적인 넷플릭스 문화 페이지가 따로 있으며 슬라이드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완전히 일치하진 않는다.
대담 참가자 중에 전 넷플릭스 직원이 평범한 직원은 내보내는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하였다.
베넷: 넷플릭스에서 메니저는 어떤 직원이 나간다고 할 때 그를 붙잡기 위해 애를 쓸 것인가를 주기적으로 자문해야한다. 그렇지 않은 직원은 퇴직금을 두둑히 주고 보내는 것을 택한다. 좋은 재즈팀에서는 한명이 빠져도 새로운 사람을 넣고 쉽게 다시 이어갈 수 있다.
넷플릭스의 평가제도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매니저가 주기적으로 특정 구성원이 떠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자문해하는 것을 Keeper Test라고 부르며 해고 후에는 구성원들에게 구체적인 이유가 정리된 Postmortem 이메일을 보낸다고 한다.
켈리 버넷은 매너이고 유머감각있는 뛰어난 발표자였다. 발표의 시작은 청중들이 속한 회사에 대한 칭찬이었고 누군가 질문을 하면 항상 "그거 좋은 질문이에요."라는 말로 대답을 시작하였다.
단 한번도 "그건 잘 모르겠는데, 이건 확실치 않은데"라는 말을 하지 않았고 여러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면서 긴장을 하거나 말을 더듬는 일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