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독립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왔지만 독일에서 만난 동료들을 통해 역사의 작은 변화로 인해 일본으로부터 한국이 독립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랬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랐을까.
카탈루냐라는 단어를 자신을 카탈루냐인이라고 소개하는 동료 알버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들은 스페인에 합병된지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독립을 원하고 있으며 스페인과는 다른 그들만의 언어, 문화, 지역을 가지고 있다.
새로 팀에 합류하게된 영국영어를 쓰는 리처드에게 잉글랜드 출신이냐고 누군가 묻자 자신은 웨일스 출신이라고 하며 잉글랜드 출인이냐고 묻는 것은 약간의 모욕이라고 농담하였다. 부산의 인구는 4백만 명쯤 된다고 했더니 리처드는 "그건 우리 나라(Country)보다 많구나"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영국(UK)도 Country지만 그 안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도 State가 아닌 Country로 불린다. 자신의 정체성을 웨일스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웨일스에도 지금까지 사용되는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 영국 내에 다른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는 꽤 놀랐다.
회고 회의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각자 자기 나라의 유명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영국인 로렌이 숀 코너리를 적은 후 익숙지 않은 국기🏴 이모지를 옆에 두었다. 스코틀랜드였다.
만약 우리가 독립하지 못한 채 남아 일본이 되었다면 국적은 일본이지만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는 나에게 한국도 일본어와는 다른 언어가 있느냐 여전히 독립을 원하고 있느냐 혹은 일본 안에 한국이라는 곳이 있었느냐와 같은 질문들을 하는 동료들을 대해야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