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글을 공유하는 용도로 사용해오던 트위터를 지난 12월부터 작은 글이나 정보를 나누는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약 두 달 간 190명대의 팔로워에서 250명대가 되었으니 굉장하진 않지만 나로썬 꽤 괜찮은 결과였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내가 이런 사람을 내가 언제 팔로우 하고 있었지?"라는 생각을 했는지 팔로워 수가 오히려 줄기 시작했다. 팔로워 수가 많아진다고 내가 대단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애써서 쓴 글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트위터 활동 시작은 The Zen of Python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을 공유하면서였다.
Python에서 import this를 치면 나오는 The Zen of Python의 저자가 Python과 Java의 기본 정렬 알고리즘인 Timsort를 만든 Tim Peters였다. pic.twitter.com/E4pKJXJYTa
— 이상현 (@sangdolha) December 2, 2020
트위터에 글을 활발히 쓴 것은 12월 초에서 2월 초까지 두 달가량이다. 쓰지 않은 날도 있지만 하루 한 두 개 정도를 꾸준히 썼다. 그리고는 멈추었다.
쓰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작게나마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끈기와 일관성을 갖는 것이 어려웠다.
글을 쓰지만 아무런 반응 없는 경우가 더 많고 그럴 때면 내가 별 의미 없는 글을 써서 소음만 발생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글을 쓸 때 미리 노트에 써놓았다가 고민 후 트윗을 하곤하는데 오래 전에 작성했던 노트를 보고 "이런 하찮고 어리석은 글을 쓰지 않길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금 쓴 글이 후에 후회가 되지 않을지를 항상 고민해야했다.
무엇이든 성공을 위해서는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말은 쉬워보이지만 막상 내가 지속적으로 뭔가 하려고 하면 의심과 핑계들이 생겨 멈추게 된다.
“만약 정보가 답이라면 우리는 모두 억만장자에 완벽한 복근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 Tools of Titans 중
— 이상현 (@sangdolha) January 8, 2021
트위터 활동이라느 것은 결국 쓰기만이 아니고 읽는 것도 포함되는데 그러다보면 시간이 종종 허비되고 이것이 의미있는 활동이가에 대한 고민도 들었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을 먹느냐만큼 무엇을 먹지 않느냐가 중요하듯이 뇌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정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소셜미디어에서 그것을 조절하기란 쉽지 않으며 자극적인 정보들을 보다보면 쉽게 중독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결국 활발히 활동하는 것은 멈추었지만 약 두달 가량 글을 쓰며 배운 것이 있다.
글을 공유할 때 썸네일과 요약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굳이 인기가 있을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애써서 글을 써놓고 적극적으로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하지 않는 것은 모순 같았다. 어쩌면 많은 사람에게 글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글 커스텀 정적사이트생성기 개발기에서 썼듯이 커스텀 툴로 블로그 개편을 하며 기존에 있던 기능이 몇몇 사라졌는데, 그중 하나가 글의 썸네일에 관련한 부분이었다.
시간을 조금 들여 기능을 추가하고나니 개발과정이 즐겁기도 하고 뿌듯해서 지난 글을 다시 공유하였는데 이전에 썼을 때 아무런 반응 없던 글이 (나로선) 꽤 많은 호응을 얻었다.
커스텀 정적사이트 생성기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약 4개월 사용해본 결과 원하는 언어(Clojure)로 짠 코드에 필요한만큼 기능을 추가하고 완전한 제어를 할 수 있는 것이 꽤 즐겁다. “커스텀 정적사이트생성기 개발기” https://t.co/215i3g6SCT
— 이상현 (@sangdolha) February 15, 2021
트위터 이용자들은 당연하게도 트위터에 흥미로운 글을 올리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전에도 가끔 꽤 공유가 많이 된 블로그 글을 쓴적이 있었지만 트위터에 블로그 글 제목과 링크만 공유하는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트위터 활동을 시작하고 2021년을 열며 쓴 2020년 개발자 11년 회고가 어느정도 공유가 되었는데 이 글 하나 덕분에 팔로워가 30명 이상 늘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나의 전체 팔로워 수가 200명대인것을 생각하면 꽤 많은 수이다. 짦은 기간이었지만 그간 써왔던 글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11년을 돌아보았다. "2020년 개발자 11년 회고" https://t.co/M4FlErtpxZ
— 이상현 (@sangdolha) January 4, 2021
짦은 생각을 나누는 글을 종종 썼지만 호응이 있는 글은 많지 않았는데 아랫글은 적당히 공감을 얻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을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모르는 부분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 많이 안다는 뜻이거나 겸손해서 배울 자세가 되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보통은 둘 다이다.
— 이상현 (@sangdolha) December 9, 2020
크롬의 Vimium 기능을 Mac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툴 Vimac에 대한 정보를 나누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있었다. Vimium 사용자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크롬의 Vimium 기능을 맥전체에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Vimac. https://t.co/EPN6Qr81WZ
— 이상현 (@sangdolha) December 15, 2020
이후 툴을 소개하는 글을 몇 가지 더 썼는데 큰 호응은 없었다. 그 글이 가진 가치도 중요하지만 초기에 어떻게 공유되어 나가냐가 결국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은 글을 올렸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아쉽지만 흥미로운 글이 넘쳐나는 시대에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란 어려운 일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내가 가진 생각과 정보를 나눌 수 있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트위터에 글을 공유하는 것이 성격에 잘 맞는 것 같지는 않다.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계속해서 드는 자기 의심인데 살펴보면 몇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사용자의 글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좋은 글을 보았다고 해서 모두들 항상 리트윗이나 좋아요를 누르지도 않는다.
내가 쓰는 글 하나하나를 무겁게 생각할 필요 없으며 좋은 생각이나 정보가 있으면 나누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며 다시 트위터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